참치캔이라... 당뇨 환자로서는 정말 먹고 싶지만 조심해야 할 음식이다. 편의점에 가면 늘 눈길이 가는 게 참치캔인데, 특히 마요네즈를 섞은 것은 정말 맛있지만 당뇨 환자에게는 여러모로 좋지 않다. 왜 그런지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참치캔에 들어있는 소금부터가 문제다. 당뇨 환자는 혈압 관리도 중요한데, 통조림 가공식품의 특성상 보존을 위해 들어가는 나트륨이 엄청나다. 한 캔에 보통 500mg에서 많게는 1000mg 이상까지 들어있다.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이 2000mg인 걸 생각하면 참치캔 하나로 절반을 써버리는 셈이다. 혈압이 오르면 당뇨 합병증 위험도 덩달아 올라가니 이것부터가 걱정이다.
또 하나 큰 문제는 기름이다. 참치캔은 대부분 식물성 기름에 담겨있는데, 이게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의 온상이다. 당뇨 환자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데, 이런 나쁜 지방들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다. 마요네즈 섞은 참치는 말할 것도 없고. 그냥 물참치라고 해도 기름에 담겨있는 시간이 꽤 되다 보니 지방 흡수가 상당하다. 어떤 날은 일부러 기름을 뺀다고 체에 걸러서 먹어봤는데, 흘러나오는 기름의 양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수은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참치는 대형 어류라 체내에 수은이 축적되기 쉽다. 보통 사람도 참치 섭취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당뇨 환자는 더욱 그렇다. 수은은 신장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는데, 당뇨 환자는 이미 신장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니 말이다. 예전에 참치를 너무 자주 먹었더니 검진에서 수은 수치가 살짝 올라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더 조심하게 됐다.
캔 자체의 문제도 있다. BPA(비스페놀A)라는 환경호르몬이 캔 코팅제에 들어있다는 건 이제 다들 아는 사실이다. 이게 당뇨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친구 중에 당뇨 전단계였던 사람이 참치캔을 즐겨 먹다가 의사한테 혼난 적이 있다. BPA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들도 나오고는 있지만, 가격이 비싸서 평소에 사 먹기는 부담스럽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혈당 문제다. 참치 자체는 단백질이라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지만, 문제는 참치캔과 함께 먹는 것들이다. 보통 밥이랑 같이 먹지 않나. 거기다 마요네즈까지 섞으면 탄수화물과 지방의 폭탄이 된다. 한번은 출출해서 참치마요 삼각김밥을 먹었는데, 한 시간 뒤에 재본 혈당이 180까지 치솟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참치마요는 정말 특별한 날에만 먹기로 했다.
방부제도 문제다. 통조림 특성상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게 장내 미생물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최근 연구들을 보면 장내 미생물이 당뇨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런 걸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요즘은 프로바이오틱스도 열심히 챙겨 먹는다. 그런데 방부제가 들어있는 음식을 자주 먹으면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물론 참치가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오메가-3 지방산도 풍부하고 단백질도 좋은 음식이다. 문제는 캔에 들어있는 형태다. 신선한 참치회나 구이는 오히려 당뇨 환자에게 권장될 만한 음식이다.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자주 먹기는 어렵다. 얼마 전에 횟집에 가서 참치회를 먹었는데, 역시 맛있더라. 혈당도 크게 안 올랐고. 신선한 게 최고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참치캔 대신 다른 대체품을 찾아보고 있다. 삶은 계란이나 닭가슴살 같은 것들. 맛은 좀 밋밋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이 정도 참아야지. 그래도 가끔 무성의하게 차린 도시락에 참치캔 하나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특히 고추참치... 어휴, 침이 고인다.
내 경험상 당뇨 환자가 참치캔을 먹으려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그것도 기름을 최대한 빼고, 마요네즈는 절대 섞지 말고, 밥은 조금만 먹는 게 좋다. 그리고 캔 따자마자 바로 먹는 게 좋다. 한번은 남은 걸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다음날 먹었는데, 속이 좀 불편하더라. 역시 통조림은 한 번에 먹어치우는 게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