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부르면 왼쪽이 답이다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는 야식을 먹고 바로 누워서 자주 고생했다. 식도가 쓰리고 가슴이 답답해서 밤새 뒤척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글이 내 생활을 바꿔놓았는데, 바로 소화를 위해서는 왼쪽으로 누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정말 달랐다. 그 이후로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알게 된 내용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해부학적으로 보는 위의 구조
우리 몸의 위는 왼쪽에 있다. 정확히는 왼쪽 갈비뼈 아래쪽인데, 이게 중요한 이유가 있다. 위는 마치 주머니처럼 생겼는데 음식물이 들어오는 입구(위식도 괄약근)는 위쪽에, 음식물이 나가는 출구(유문)는 아래쪽에 있다. 그런데 이 출구가 오른쪽으로 살짝 치우쳐 있다. 왼쪽으로 누우면 위가 자연스럽게 아래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중력의 도움을 받아 음식물이 출구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누우면 위 자체가 눌리면서 소화도 잘 안되고 심지어 위산이 역류할 수도 있다.
-자세에 따른 소화 시간의 차이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왼쪽으로 누웠을 때가 오른쪽으로 누웠을 때보다 소화 시간이 약 2.5배 정도 빠르다고 한다. 내 경험으로도 왼쪽으로 누우면 약 30분 정도면 어느 정도 소화가 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오른쪽으로 누우면 한 시간이 지나도 더부룩한 느낌이 계속된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는 그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최적의 자세 찾기
그런데 단순히 왼쪽으로 눕는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게나 누웠다가 오히려 불편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았는데, 가장 편했던 자세는 이렇다. 우선 베개는 너무 높지 않게 한다. 목이 많이 꺾이면 식도가 꼬이면서 오히려 역류가 잘 된다. 나는 평소에 쓰는 베개 말고 메모리폼으로 된 얇은 베개를 하나 따로 구매했다. 그리고 무릎은 살짝 구부린다. 다리를 쭉 펴면 허리가 꺾이면서 복부에 압박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배 부위에는 아무것도 누르지 않도록 한다. 스마트폰을 보고 싶더라도 배 위에 올려놓는 건 금물이다.
-시간대별 관리법
밤에 식사를 할 때는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늘 가능한 건 아니다. 야식을 먹었다면 최소한 한 시간은 앉아있는 게 좋다. 하지만 너무 졸리다면 왼쪽으로 누워서 휴대폰이나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이때 중요한 건 자세다.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상체를 살짝 일으킨 자세를 유지하면 위의 압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습관의 중요성
사실 가장 좋은 건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 절제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런 습관을 들였다. 식사 중간에 한 번씩 숟가락을 내려놓고 잠시 쉬기, 물 한 모금씩 마시면서 천천히 먹기, 그리고 배가 부르다고 느낄 때 두어 숟가락 더 먹고 싶은 욕구를 참기. 쉽지 않지만 이런 습관들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과식이 줄어든다.
이렇게 배운 지식들을 실천하다 보니 확실히 예전처럼 소화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줄었다. 물론 가끔은 치킨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밤늦게 폭식을 하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 방법들로 최대한 피해를 줄이려 노력한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똑똑해서 올바른 방법만 알려주면 스스로 잘 적응한다. 이제는 배가 부를 때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눕게 되는 걸 보면 몸이 먼저 알아서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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