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전거를 탔을 때가 기억난다. 아버지가 뒤에서 잡고 계시다가 살짝 놓으셨는데, 그때의 그 아찔함이란...
자전거는 정말 묘한 운동이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 같은데 운동이 되고, 그것도 아주 은밀하게 우리 몸을 변화시킨다. 다른 운동은 하고 나면 땀범벅에 숨이 턱까지 차서 '아, 내가 운동했구나' 하는 게 확실히 느껴지는데, 자전거는 좀 다르다. 마치 고양이가 살금살금 걸어와서 내 무릎에 앉는 것처럼, 건강이 살며시 찾아온달까.
심장 건강에 특히 좋다고 하는데, 이게 재미있는 게 우리 심장도 일종의 근육이라 적당한 자극이 필요하다. 가만히 놔두면 게을러지기 마련이다. 자전거를 타면 심장이 적당히 긴장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운동하게 되는데, 마치 심장에게 스파르타식이 아닌 뉴에이지풍의 운동을 시키는 것 같다. 격하게 심장을 혹사시키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단련시키는 거다. 물론 빡세게 탈 수도 있다.
그리고 체중 감량... 이거야말로 자전거의 매력 포인트다. 30분이면 200~500칼로리가 없어진다는데,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알아보자. 편의점 삼각김밥이 200칼로리 정도다. 치킨 다리 한 조각이 250칼로리 정도고. 그러니까 회사까지 자전거 타고 출근하면 아침에 먹은 삼각김밥 하나는 이미 상쇄된다는 얘기다. 이게 바로 자전거의 매력이다. 내가 즐겁게 타고 있는데 어느새 살이 빠져있다니...
근데 더 재미있는 건 근육이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허벅지랑 종아리가 단단해지는데, 이게 또 은근슬쩍 변한다. 어느 날 거울을 보는데 '어라? 내 다리가 좀 달라졌나?' 하는 경험을 한다. 특히 언덕을 오를 때면 온몸의 근육이 협동하는데, 정말 좋은 전신 운동이다.
관절 건강에도 좋다는데, 이건 정말 신기한 점이다. 보통 운동하면 관절이 망가질까 봐 걱정하는데, 자전거는 오히려 관절을 보호한다. 왜냐하면 우리 체중을 자전거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마치 물속에서 떠있는 것처럼 체중 부담이 줄어드는 거다. 그래서 무릎이 안 좋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자전거의 최고 장점은 따로 있다. 바로 정신 건강이다. 페달을 밟으면서 가만히 생각에 잠기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출근길에 자전거를 타면서 하루를 계획하고, 퇴근길에는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건 마치 움직이는 명상과도 같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다 보면 도시의 숨은 모습도 발견하게 된다. 차를 타고 가면 절대 보지 못했을 골목길의 예쁜 카페라든가, 계절마다 달라지는 가로수의 모습이라든가. 이런 소소한 발견들이 일상에 작은 기쁨을 더해준다. 특히 봄날 아침,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벚꽃잎이 날리는 걸 보면... 그야말로 인생 영화의 한 장면이 따로 없다.
재미있는 건 자전거를 타면서 점점 더 건강한 생활 습관이 자리 잡는다는 거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되고, 자연스레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고, 체력이 좋아지니까 계단도 걸어 올라가게 되고... 마치 도미노처럼 하나가 쓰러지면 다음 것도 쓰러지듯, 건강한 습관들이 하나둘 늘어난다.
물론 단점도 있다. 비 오는 날엔 못 타고, 겨울엔 추워서 고생하고, 가끔 안장이 엉덩이를 혹사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자전거가 주는 수많은 혜택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불편함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불편함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나름의 매력이 된다. 비 오는 날 버스를 탈 때면 '오늘은 쉬어가는 날이구나' 하는 여유가 생기고, 추운 겨울 아침을 이겨내고 나면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사실 우리 몸은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문제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너무 적게 움직인다는 거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다가, 퇴근해서 또 의자에 앉아있다가, 잠자리에 들면 그게 하루의 끝이다. 자전거는 이런 일상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더해준다. 그것도 즐겁게, 부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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