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온음료를 접한 건 중학교 체육시간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고 나서 마시던 그 달달한 맛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때는 그저 시원하고 맛있는 음료수라고만 생각했는데, 최근에 이온음료의 성분을 자세히 살펴보니 꽤나 복잡한 이야기가 있더라.
이온음료의 좋은 점부터 살펴보자. 우리가 땀을 흘리거나 설사를 하면 단순히 수분만 빠져나가는 게 아니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도 함께 손실된다. 이온음료에는 이런 전해질이 적절한 비율로 들어있어서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 특히 나트륨과 포도당이 함께 있으면 장에서의 수분 흡수가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심한 운동 후나 더운 여름철 야외활동 때는 이온음료가 단순한 물보다 나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온음료에 들어있는 당분이다. 평균적으로 500ml 한 병에 25-30g 정도의 당이 들어있는데, 이는 성인 하루 권장 당분 섭취량의 절반 가까이 된다. 격한 운동을 하지 않는데 습관적으로 이온음료를 마시다 보면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비만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산도다. 대부분의 이온음료는 pH가 3-4 정도로 꽤 산성이다. 치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구연산이나 인산 같은 산성 첨가물이 들어있어서 자주 마시면 치아 부식의 위험이 있다. 내가 치과에 갔을 때도 의사선생님이 이온음료를 자주 마시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렇다면 언제 마시는 게 좋을까?
1. 30분 이상 격한 운동을 할 때
2. 심한 설사나 구토로 탈수 증상이 있을 때
3. 한여름 야외활동으로 많은 땀을 흘릴 때
4. 숙취해소가 필요할 때 (전해질 보충에 도움)
반대로 이럴 땐 마시지 않는 게 좋다:
1. 가벼운 운동이나 일상생활에서의 수분 보충
2. 식사 대용이나 간식용
3. 취침 전 (치아 건강을 위해)
최근에는 무설탕 이온음료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이것도 산성 음료라는 건 변함없다. 결국 중요한 건 적절한 때 적당량을 마시는 거다. 나도 이제는 운동할 때만 마시려고 한다. 평소에는 그냥 물로 충분하니까.
재미있는 건 시중에 파는 이온음료보다 집에서 만드는 게 더 건강할 수 있다는 거다. 물 1L에 소금 1/4작은술, 레몬즙 반개, 꿀이나 설탕 2큰술만 넣어도 훌륭한 이온음료가 된다. 첨가물도 없고 당분도 조절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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