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다녀오고 나서 그 맛이 자꾸 생각나서 집에서 해 먹어보려고 이것저것 시도해봤다. 처음엔 실패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꽤 괜찮은 맛을 내는 법을 터득했다. 오늘은 내가 시행착오 끝에 알아낸 베트남 커피 내리는 법을 공유하려고 한다.
준비물부터 제대로 갖추자
일단 베트남 커피를 내리려면 핀이라는 특별한 도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드리퍼 같은 건데, 생김새가 좀 다르다.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꼭 사두자. 그리고 베트남 로부스타 원두도 필요한데, 이건 곱게 갈아서 파는 걸로 사면 된다.
연유도 필수다. 베트남 커피하면 연유 아니겠나. 그리고 뜨거운 물이랑 컵이나 유리잔도 준비하자. 물은 거의 끓는점에 가깝게, 98도에서 100도 정도가 좋다.
이제 진짜 내려보자
먼저 컵에 연유를 넣는다. 보통 1-2큰술 정도 넣는데, 달달한 걸 좋아하면 더 넣어도 된다. 그 다음에 핀 필터를 컵 위에 올리고 갈은 커피를 넣는다. 양은 20-25g 정도면 적당한데, 사실 이건 취향껏 조절해도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다. 커피 위에 필터 플레이트를 올리고 살짝 눌러줘야 하는데, 너무 세게 누르면 안 된다. 물이 잘 안 내려가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더라.
물 붓기가 핵심이다
처음에는 뜨거운 물을 아주 조금만 부어서 커피를 적신다. 15-30ml 정도면 충분하다. 이걸 '블루밍'이라고 하는데, 30-45초 정도 기다려줘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나머지 물을 천천히 부어준다. 총 물의 양은 60-100ml 정도면 되는데, 이것도 취향껏 조절하면 된다.
기다림의 미학
이제 뚜껑을 덮고 기다리면 되는데, 여기서 조급해하면 안 된다. 보통 5-8분 정도 걸리는데, 이 시간이 꼭 필요하다. 커피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면서 제대로 된 맛이 우러나오는 거다.
마지막 단계
다 내려지고 나면 핀 필터를 치우고 연유랑 잘 섞어서 마시면 된다. 아이스로 마시고 싶으면 얼음 넣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얼음을 넣어 마시는 게 더 맛있더라.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베트남 커피는 로부스타 원두를 써서 일반 커피보다 쓴맛이 강하다. 그래서 연유가 꼭 필요한데, 이게 또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처음에는 좀 실패할 수도 있는데, 몇 번 해보다 보면 자기만의 황금비율을 찾을 수 있을 거다.
이렇게 해서 우리집 베트남 카페가 완성됐다. 카페에서 마시는 것보다 더 맛있을 때도 있다. 집에서 만드는 재미도 있고 돈도 절약되니 이만한 게 없다. 여러분도 한번 도전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