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닙스가 슈퍼푸드라고 해서 한동안 열심히 먹어봤다. 항산화 물질도 많고 마그네슘도 풍부하다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생각보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더라. 처음에는 이게 카카오닙스 때문인지도 몰랐는데, 찾아보니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았다.
가장 먼저 느낀 게 불면이었다. 카카오닙스에는 카페인이 꽤 많이 들어있다. 100g당 대략 130mg 정도라고 하는데, 커피 반 잔 정도의 양이다. 그런데 이게 커피보다 더 오래 가는 것 같았다. 저녁에 요구르트에 카카오닙스 한 스푼 넣어 먹었다가 잠을 설친 적이 있다. 특히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은 저녁은 물론이고 오후에도 피하는 게 좋다.
소화 문제도 있었다. 카카오닙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하루에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더라. 어떤 날은 복통이 생기기도 했다. 찾아보니 카카오에 들어있는 테오브로민이라는 성분이 위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카카오닙스는 생으로 된 거라서 소화하기가 더 힘들다.
두통도 자주 생겼다.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해서 그런가 했는데, 카카오닙스를 많이 먹은 날마다 두통이 생기는 걸 발견했다. 이것도 테오브로민 때문이라고 한다. 혈관을 확장시켜서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카페인 때문에 생기는 두통일 수도 있고.
심장 두근거림도 있었다. 카카오닙스를 한 번에 많이 먹으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불안감이 들었다. 이건 카페인이랑 테오브로민이 같이 작용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평소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카페인 섭취량을 잘 체크해야 한다. 커피 마시고 카카오닙스까지 먹으면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순식간에 늘어난다.
변비나 설사를 경험하는 사람도 있더라. 식이섬유가 많다 보니 장이 예민한 사람은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다행히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카카오닙스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은 소량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피부 트러블도 무시 못한다. 카카오가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많이 먹으면 피부가 좀 거칠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구역질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카카오닙스는 쓴맛이 강한데, 이게 어떤 사람한테는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나 보다. 나도 처음에는 적응하느라 좀 힘들었다. 요구르트나 스무디에 넣어 먹어도 쓴맛이 강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임산부나 수유부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카페인이랑 테오브로민이 태아나 아기에게 좋지 않을 수 있으니까. 고혈압이 있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그렇다고 카카오닙스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적당량을 먹으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항산화 물질도 많고 마그네슘, 철분 같은 미네랄도 풍부하니까. 중요한 건 자기 몸에 맞는 적정량을 찾는 거다.
내가 찾은 적정량은 하루 한 스푼(약 10g) 정도다. 그것도 아침이나 점심에만 먹고, 저녁에는 피한다. 요구르트나 오트밀에 넣어 먹으면 맛도 괜찮고 소화도 잘된다. 처음 시도하는 사람은 반 스푼 정도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늘리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