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름과 들기름, 둘 다 고소하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하게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기름이다. 나도 예전에는 그냥 비슷한 거라고 생각했다가 제대로 공부해보니 용도부터 영양까지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가장 큰 차이는 지방산 구성이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참기름은 오메가6가 주성분이다. 들기름의 오메가3는 알파리놀렌산 형태로 전체 지방산의 60% 정도를 차지한다. 반면 참기름은 리놀레산이라는 오메가6가 45% 정도다. 현대인들은 보통 오메가6는 과잉, 오메가3는 부족한 상태라서 들기름이 더 귀한 셈이다.
향을 내는 성분도 다르다. 참기름의 고소한 향은 세사몰이라는 성분 때문이고, 들기름은 리그난 때문이다. 이 성분들이 각각의 특유한 향을 만드는데, 영양학적으로도 차이가 있다. 세사몰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리그난은 항암 효과가 있다.
열에 대한 저항성도 다르다. 참기름은 120도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들기름은 100도만 넘어가도 쉽게 변질된다. 그래서 참기름은 살짝 가열해도 되지만, 들기름은 절대로 열을 가하면 안 된다. 나물 무칠 때도 참기름은 볶을 때 넣어도 되지만, 들기름은 반드시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보관 방법도 차이가 있다. 둘 다 빛과 열에 약하지만, 들기름이 특히 더 민감하다. 참기름은 실온 보관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들기름은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한다. 산패 속도도 들기름이 더 빠르다. 그래서 들기름은 작은 용량으로 사서 빨리 써야 한다.
효능도 다르다. 참기름은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서 노화 방지에 좋고, 칼슘 흡수를 돕는다. 반면 들기름은 혈관 건강에 특히 좋고, 염증 완화 효과가 있다. 둘 다 건강에 좋지만 각각의 장점이 다르다.
가격 차이도 크다. 보통 들기름이 참기름보다 2-3배 정도 비싸다. 이건 원재료의 차이도 있지만, 들기름이 보관이 어렵고 공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특히 좋은 들기름을 만들려면 신선한 들깨를 저온 압착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구분해서 쓴다. 나물을 볶을 때는 참기름을, 생으로 무칠 때는 들기름을 쓴다. 비빔밥에는 둘 다 넣는데, 참기름은 밥 볶을 때 넣고 들기름은 마지막에 넣는다. 샐러드는 무조건 들기름이다. 이렇게 용도에 맞게 쓰니까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구매할 때도 다르게 접근한다. 참기름은 큰 병으로 사도 되지만, 들기름은 작은 병으로 자주 사는 게 좋다. 참기름은 브랜드 제품도 괜찮은데, 들기름은 되도록 소규모 농가에서 직접 짠 것을 찾는다. 신선도가 생명이니까.
결론적으로 참기름과 들기름은 각자의 특성이 뚜렷한 다른 기름이다. 둘 다 건강에 좋지만 사용법과 보관법이 다르다. 이걸 제대로 알고 쓰면 영양도 극대화하고 맛도 살릴 수 있다. 좋은 기름 하나가 요리의 품격을 확 올려주니까, 제대로 알고 쓰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