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 물 마시는 게 참 애매하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목마르면 마시고 안 마시고 싶으면 안 마시고 그랬다. 헬스장에서 보면 어떤 사람들은 물통 하나 들고 와서 쉴 때마다 마시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물도 안 마시고 운동한다. 그러다 한번은 너무 심하게 탈수가 와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물 마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운동할 때 물을 제대로 마시는 게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 몸은 운동하면서 땀으로 수분을 계속 배출하는데, 이때 단순히 수분만 나가는 게 아니라 나트륨이나 칼륨 같은 전해질도 같이 빠져나간다. 게다가 운동하면 체온도 올라가는데 이걸 식히는 데도 수분이 필요하다. 그래서 적절한 수분 보충이 안 되면 탈수는 물론이고 근육 경련이나 어지럼증까지 올 수 있다.
그럼 언제 어떻게 마셔야 할까? 전문가들 말로는 크게 세 단계로 나눠서 마시는 게 좋다고 한다.
첫째, 운동 전이다. 운동 시작 2-3시간 전부터 조금씩 마셔두는 게 좋다. 한번에 벌컥벌컥 마시면 소화도 안 되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니까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마신다. 보통 500ml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는데,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 출근하고 나서 한 컵, 운동 직전에 한 컵 이렇게 나눠 마신다.
둘째, 운동 중이다. 이게 제일 까다로운데, 너무 자주 마시면 배가 불러서 운동이 안 되고 너무 안 마시면 탈수가 올 수 있다. 보통 15-20분마다 100-200ml 정도 마시는 게 좋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세트 사이사이 조금씩 마시는데, 한 모금 정도만 마시고 입을 헹구는 느낌으로 한다. 특히 더운 날이나 고강도 운동할 때는 물 마시는 간격을 더 짧게 가져간다.
셋째, 운동 후다. 운동이 끝나고 나면 보통 목이 마르기 마련이다. 이때도 한번에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에 걸쳐서 천천히 마신다. 운동하면서 잃은 수분량을 회복하려면 땀으로 빠져나간 양보다 1.5배 정도 더 마셔야 한다고 하는데, 간단하게는 체중을 재보면 된다. 운동 전후로 체중이 1kg 줄었다면 1.5L 정도의 물을 마시면 되는 거다.
물 온도도 중요하다. 너무 차가운 물은 위장에 부담을 주고 소화도 안 되니까 실온이나 약간 시원한 정도가 좋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니까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괜찮은데, 이것도 너무 차갑지 않게 마신다. 그리고 이온음료는 칼로리가 있으니까 운동량이 많지 않을 때는 그냥 물로 충분하다.
요즘 나는 1L짜리 물통을 가지고 다니는데 겉에다가 시간별로 눈금을 그려놨다. 이렇게 하니까 얼마나 마셨는지 한눈에 보기도 좋고, 시간 맞춰서 마시기도 편하다. 처음에는 좀 번거롭고 화장실도 자주 가게 되는데,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하다. 특히 더운 여름이나 장시간 운동할 때는 이렇게 계획적으로 물을 마시는 게 훨씬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