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입 안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난다. 가장 큰 변화는 침 분비량의 감소다. 평소 우리 몸은 분당 1-2ml의 침을 분비하지만, 수면 중에는 이게 0.1ml 정도로 급격히 줄어든다. 침은 자연적인 구강 세정제 역할을 하는데, 분비가 줄어들면서 입 안이 건조해지고 세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또한 수면 중에는 입 안의 pH가 산성으로 기울어진다. 이는 세균들이 좋아하는 환경이다. 특히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 연쇄구균 같은 세균들은 산성 환경에서 더 활발하게 번식한다. 이런 세균들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바로 아침의 입 냄새의 주범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잠에서 깨자마자 양치질을 한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수면 중에 우리 치아의 에나멜층은 약간 연화되어 있는 상태다. 산성화된 환경에서 밤새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바로 양치질을 하면 이미 약해진 에나멜층이 더 손상될 수 있다.
더구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 안은 상당히 건조한 상태다. 건조한 상태에서 칫솔질을 하면 잇몸이 쉽게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잇몸 출혈이나 치은 퇴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언제 양치질을 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아침 식사 후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시간 동안 침이 충분히 분비되어 입 안이 중성화되고, 에나멜층도 어느 정도 단단해진다.
기상 직후에는 대신 이런 방법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
- 물을 충분히 마셔서 입 안을 적셔준다
- 혀 클리너로 혀를 가볍게 긁어준다
- 깨끗한 물로 입을 헹군다
- 소금물로 가글을 한다
특히 물을 마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밤새 부족했던 수분을 보충하면서 동시에 입 안도 세정해주는 효과가 있다. 미지근한 물이 좋은데, 너무 찬물은 피하는 게 좋다.
구강 관리에서 중요한 건 양치질의 타이밍뿐만 아니라 방법이다.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효과적이다. 칫솔은 45도 각도로 잇몸 경계면에 대고, 원을 그리듯이 부드럽게 닦아야 한다. 너무 세게 문지르면 오히려 치아와 잇몸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양치질은 사실 자기 전이다. 밤에 자는 동안 침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취침 전에 깨끗하게 양치질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때는 치실 사용도 필수다.
식사 후 양치질도 30분 정도 기다렸다가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산성 식품을 먹은 후에는 더욱 그렇다. 오렌지 주스나 과일 같은 산성 식품은 일시적으로 치아를 약화시키는데, 이때 바로 양치질을 하면 에나멜층이 손상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상 직후의 양치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아침 식사 후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양치질을 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 구강 건강은 단순히 양치질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타이밍과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